# 준강제추행에서 항거불능과 증명책임 — 무죄 판단의 구조
최근 인터넷 방송 활동을 해 온 고소인이 제기한 준강제추행 사건에서 1심 무죄가 선고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준강제추행 항거불능과 성범죄 증명책임이 어떻게 판단되는지를 찾는 검색이 늘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고소인은 차량 안에서 신체 추행이 있었다고 주장했고, 상대 남성 A씨는 만취 상태가 걱정돼 따라갔을 뿐 신체를 만진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호텔에 먼저 도착해 차량을 넘겨받아 이동한 정황 등은 인정하면서도, 차량 내부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직접 확인할 객관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고 이후 고소인의 부친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딸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글은 특정 사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글이 아닙니다. 준강제추행 사건에서 무죄 판단이 나오는 구조, 즉 구성요건·증명책임·진술 신빙성·정황증거의 한계·무죄 이후 절차를 정리한 실무 해설입니다. 1심은 확정이 아니며 검사는 항소할 수 있으므로, 아래 사건 관련 서술은 모두 “현재까지 알려진 범위”라는 전제 위에 있습니다.
2026년 9월 17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1. 준강제추행은 무엇을 요건으로 하는가?
우리 형법은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추행한 경우를 준강제추행(형법 제299조)으로 정하고 있고, 강제추행(형법 제298조)과 같은 형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폭행이나 협박을 수단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강제추행과 구조가 다릅니다. 대신 “상대방이 저항할 수 없는 상태”와 “그 상태를 이용했다는 점”이 판단의 중심에 놓입니다.
| 구성요건 요소 | 실무상 확인되는 내용 | 주로 다투어지는 지점 |
| ①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 | 음주·수면·의식저하 등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태였는지 | 만취의 정도, 의식·기억의 단절 여부, 당시 행동의 일관성 |
| ② 추행에 해당하는 행위 |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접촉이 있었는지 | 접촉 자체의 존부, 접촉 부위와 태양, 경위 |
| ③ 상태 이용에 대한 인식 | 상대가 그러한 상태임을 알면서 이를 이용한다는 인식이 있었는지 | 보호·간호 목적이었다는 주장과의 구분 |
위 사건에서 1심 재판부가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본 지점은 ②에 해당하는 구조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황이 상당 부분 인정되더라도, 행위 자체가 증명되지 않으면 유죄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2. 항거불능과 심신상실은 어떻게 판단되는가?
항거불능은 단순히 술을 많이 마셨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음주량, 당시 보행·대화·의사표현의 상태, 사후 기억의 연속성, 주변 사람들의 관찰, 시간대별 이동 경로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반대로 의식이 완전히 없어야만 항거불능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의식은 일부 남아 있었더라도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면 이 요건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른바 알코올 블랙아웃(기억은 끊겼으나 행동은 가능한 상태)과 패싱아웃(의식 자체가 소실된 상태)을 구분해 살피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상태는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어, 당시 CCTV·통화기록·메시지 송수신 시각 같은 객관 자료가 중요한 판단 재료가 됩니다.
3. 증명책임은 누구에게 있고, 합리적 의심은 무엇을 뜻하는가?
형사재판에서 공소사실의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피고인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 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리고 유죄로 인정하려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합니다. 그 정도에 이르지 못하면, 의심스러운 사정이 남아 있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합니다. 무죄추정 원칙이 작동하는 지점입니다.
따라서 무죄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확정이 아니라, “제출된 증거로는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반대로 1심 무죄가 선고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고소인의 주장이 허위였다고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 구분은 실무에서 대단히 자주 오해됩니다. 무죄 판결문의 문장은 “증명되지 않았다”를 말할 뿐, 사실의 존부를 최종적으로 선언하지 않습니다.
4. 진술만으로 유죄가 되는가?
서로 반대 방향의 두 통념이 동시에 유통됩니다. 하나는 “성범죄는 진술만 있으면 유죄가 된다”, 다른 하나는 “성범죄는 무죄가 나오지 않는다”입니다. 둘 다 정확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처한 특별한 사정과 심리를 고려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해 왔습니다. 피해 진술이 곧바로 배척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동시에 진술 자체의 합리성·일관성·경험칙 부합 여부는 여전히 심사 대상입니다. 핵심 부분이 수사 단계와 법정에서 달라지는지, 객관 자료와 모순되지 않는지, 진술의 변화에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는지를 살핍니다.
정리하면, 증명책임 법리와 진술 신빙성 법리는 충돌하는 두 규칙이 아니라 함께 작동하는 한 세트입니다. 진술을 가볍게 보지 말라는 것이지, 진술만 있으면 유죄라는 뜻이 아닙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당사자인 사건에서는 이 지점이 한층 예민해집니다. 통역을 거친 진술은 조서에 옮겨지는 과정에서 뉘앙스가 달라질 수 있고, 진술의 “일관성”이 언어 문제에서 비롯된 차이로 오해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역 녹취와 원문 메시지를 함께 확보해 두는 것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5. 성범죄 사건의 증거는 어디서 끊기는가?
정황증거는 사건의 앞과 뒤를 설명해 줍니다. 그러나 행위 그 자체를 대체하지는 못합니다.
장비의 촬영 범위를 보면 이유가 분명합니다.
| 증거 유형 | 실제로 담기는 범위 | 사각지대 |
| CCTV | 건물 외부, 로비, 주차장 등 공개된 공간 | 차량 내부, 객실 내부, 문이 닫힌 공간 |
| 차량 블랙박스 | 주로 차량 전방·후방의 외부 영상 | 뒷좌석 등 실내 상황(실내 촬영 기능이 없는 경우) |
| 통화·메시지 기록 | 시각, 상대방, 내용 | 그 시각 물리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
| 목격자 진술 | 동행·배웅 등 전후 상황 | 단둘이 있던 시간 |
성범죄 사건에서 증거가 끊기는 자리는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차 안, 방 안, 엘리베이터와 복도 사이, 그리고 문이 닫힌 뒤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사건 직후의 메시지, 이동 경로 기록, 결제·호출 내역, 진료 기록, 주변인에게 한 즉시 진술처럼 그 시간대를 간접적으로 채워 주는 자료를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가 중요해집니다. 이 작업은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혐의를 부인하는 쪽 모두에게 동일하게 중요합니다.
6. 1심 무죄가 선고되면 그 다음 절차는 어떻게 되는가?
1심 무죄는 종결이 아닙니다.
| 절차 | 내용 | 기한·요건 |
| 검사의 항소 |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을 구합니다 | 판결 선고일로부터 [법령 원문 확인 후 기입] |
| 형사보상 청구 | 무죄가 확정된 경우 구금 등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무죄 확정 사실을 안 날 및 확정일로부터 [법령 원문 확인 후 기입] |
| 무죄재판서 게재 청구 | 무죄 확정 시 판결 요지를 관보 등에 게재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무죄 확정일로부터 [법령 원문 확인 후 기입] |
| 수사기록·판결문 확보 | 항소심 대응과 후속 분쟁 대응의 기초 자료가 됩니다 | 사건 단계별로 절차가 다릅니다 |
항소심에서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1심 결과를 확정된 결론처럼 받아들이고 대응을 멈추는 것이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또한 무죄가 확정되더라도 온라인에 남은 게시물과 낙인은 자동으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별도의 민형사 대응 영역입니다.
7. 판결을 비판하는 글과 2차 가해는 어디서 갈리는가?
판결의 논리나 결론을 비판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영역에 있습니다. 판례 평석도, 언론 비평도 그 범주에서 이루어집니다.
문제는 특정인을 지목해 단정하는 표현입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람을 “성범죄자”로 단정하거나, 고소인을 겨냥해 이른바 ‘꽃뱀’과 같은 표현을 동원한 게시물이 이어지는 상황은 성격이 다릅니다. 실제로 이번 사건 이후 일부 온라인 공간에서 그러한 표현을 사용한 게시물이 계속되면서 2차 가해 논란이 제기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다음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 —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 허위임을 알면서 적시한 경우 — 가중 처벌 규정 적용 가능성
– 사실 적시 없이 경멸적 표현만 사용한 경우 — 형법상 모욕
– 반복적·집단적 게시 — 위법성 판단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
“판결을 비판했을 뿐”이라는 항변이 언제나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비판의 대상이 판결의 논리인지, 특정 개인의 인격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정황증거만으로 유죄가 될 수 있나요?
가능은 합니다. 다만 정황증거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여러 간접사실이 서로 모순 없이 연결되어, 다른 합리적 설명의 가능성이 사실상 남지 않는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정황이 인정되더라도 행위 자체가 그 정도로 증명되지 않으면 무죄 판단이 나올 수 있습니다.
Q2. 블랙박스나 CCTV가 없으면 무조건 불리한가요?
아닙니다. 영상이 없으면 판단이 어려워지는 것은 양쪽 모두 같습니다.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므로 영상 부재가 곧바로 어느 한쪽에 불리하게 작동한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통화·메시지·이동 기록·진료 기록 같은 간접 자료의 비중이 커집니다.
Q3. 무죄가 나오면 고소가 허위였다는 뜻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무죄는 “제출된 증거로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무고죄는 별개의 요건과 증명을 요구하는 별도의 범죄로, 무죄 판결이 곧 무고 인정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Q4. 무죄를 받았는데 온라인에 남은 낙인은 어떻게 대응하나요?
게시물의 URL·작성자 정보·게시 시각을 특정해 증거를 보전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후 게시물 삭제·접근 차단 요청,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에 대한 형사 대응, 손해배상 청구를 단계적으로 검토합니다. 무죄 확정 시에는 무죄재판서 게재 청구도 함께 고려할 수 있습니다.
증거가 어디까지 확보되어 있는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므로, 기록을 기준으로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상담 안내
법무법인 소울 정진권 변호사팀은 형사 사건을 취급하며, 수사기록과 증거 목록을 기준으로 현재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 전화 상담: 010-7387-0582
– 로톡 전화상담 연결 가능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는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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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법무법인 소울 파트너변호사 정진권 (감사원 출신, 형사 사건 취급, 방송에서도 법률 해설을 해온 변호사)
작성 기준일 2026년 9월 17일
근거 조문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형법 제299조(준강제추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규정, 형법상 모욕 규정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기록과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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