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소송 변호사가 설계사 자격 3종을 취득했습니다

생명보험·손해보험·제3보험 설계사 등록 자격시험 세 종목에 모두 합격했습니다.

공부는 두 시간 했습니다.

면책, 고지의무, 기왕증, 인과관계, 손해사정, 구상.

시험에 나오는 말이 전부 제가 사건 기록에서 매일 보던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1. 두 시간이면 됐던 이유

새로 외울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시험 문제집을 펼쳤더니 목차가 제 사건 목록이었습니다.

고지의무는 보험사가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나올 때 꺼내는 카드이고, 기왕증은 보험금을 깎을 때 쓰는 말이고, 인과관계는 그 두 개를 다투는 자리입니다.

저는 그 단어들을 외운 적이 없습니다. 법정에서 다투어 본 것들입니다.

이미 몸으로 알고 있던 내용을 시험 형식에 맞추는 데 두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한테는 그 정도면 됐습니다.

2. 그동안 다뤄 온 보험 사건들

– 교통사고 손해배상

– 상해보험금 청구

– 암 보험금 청구

– 화재 보험금 청구

– 의료과오 소송

– 보험사의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대응

– 보험설계사 수수료 지급 분쟁

3. 보험사가 거절할 때 쓰는 말은 정해져 있습니다

보험금 지급 거절 통지서에 적히는 문장은 몇 가지로 수렴합니다.

문구 자체가 이미 법률 쟁점의 이름입니다. 통지서를 읽는 순간 무엇을 다퉈야 하는지가 정해집니다.

통지서에 적히는 말실제로 다투는 지점근거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고지 대상이었는지, 보험사가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해지권 행사 기간이 지났는지상법 제651조, 제651조의2
기왕증 기여도기왕증이 이번 사고와 어떻게 나뉘는지, 기여도 산정 근거가 무엇인지손해사정 실무·감정
인과관계 부존재해지 사유와 보험사고 사이에 관계가 없다면 보험금은 지급되어야 하는 사안인지상법 제655조 단서
약관상 면책사유 해당약관을 교부·설명했는지, 설명하지 않은 약관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있는지상법 제638조의3
고의로 인한 사고고의인지, 중과실에 불과한지상법 제659조, 제732조의2

거절 통지서를 받은 분들이 가장 자주 놓치는 것은 기간입니다. 보험금청구권은 3년의 소멸시효에 걸립니다(상법 제662조).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의뢰인의 교통사고 사건에서도 같은 구조가 그대로 반복됩니다. 통지서가 한국어로만 오기 때문에 시효가 지나서야 상담을 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4. 사고가 난 뒤와 사고가 나기 전

저는 지금까지 사고가 난 뒤를 다퉈 왔습니다.

보험금이 거절된 뒤, 채무부존재확인 소장이 날아온 뒤, 합의금이 터무니없이 제시된 뒤입니다.

그런데 사건의 승패는 사고 뒤가 아니라 그 이전에 이미 상당 부분 정해져 있었습니다.

누구를 수익자로 적어 두었는지, 계약 전 알릴 의무 항목에 무엇을 적었는지, 약관 설명을 어떤 방식으로 받았는지에서 갈립니다.

설계사 시험을 본 이유가 이것입니다. 다투는 자리에서만 보던 구조를 만들어지는 자리에서부터 보기 위해서입니다.

5. 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나

보험을 권유하거나 상품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제가 제공하는 것은 법률 서비스입니다.

달라지는 것은 상담의 첫 질문입니다.

이제 증권과 약관을 먼저 봅니다. 어떤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지 같이 보고, 분쟁이 생길 지점을 미리 짚습니다.

상속 사건에서 사망보험금이 상속재산인지 수익자의 고유재산인지가 갈리고, 교통사고에서 기왕증 기여도가 갈리고, 손해배상에서 구상 관계가 갈립니다.

상속과 교통사고와 손해배상은 결국 한 줄에 있습니다.

보험입니다.

6. 보험 분쟁은 어느 단계에서 갈리나 — 고지의무, 면책약관, 인과관계, 손해사정

분쟁은 네 단계에서 순서대로 갈립니다.

첫째, 계약 체결 단계의 고지의무입니다. 보험사는 상법 제651조로 계약을 해지하려 하고, 해지권은 안 날로부터 1개월, 계약일로부터 3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없습니다.

둘째, 약관의 편입입니다. 보험사가 약관을 교부하고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보험계약자는 계약 성립일부터 3개월 내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638조의3).

셋째, 인과관계입니다. 고지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그 사실과 보험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면 보험금 지급 문제는 별도로 판단됩니다(상법 제655조 단서).

넷째, 손해사정입니다. 기여도와 노동능력상실률 산정은 의학적 평가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정 신청의 질문을 어떻게 쓰느냐로 결과가 움직이는 영역입니다.

보험 사건은 감정으로 다투는 것이 아니라 이 네 단계 중 어디에서 멈춰 세울지를 정하는 일입니다. 저는 그 판단을 소송 기록으로 해 왔고, 이제 설계 단계의 언어로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변호사가 보험설계사 자격을 취득하면 보험을 판매하게 되나요?

아닙니다. 저는 보험 상품을 권유하거나 판매하지 않습니다. 제공하는 것은 법률 상담과 소송 대리입니다. 자격 취득은 계약 설계 단계의 구조와 용어를 다투는 쪽에서 정확히 읽기 위한 것입니다.

사망보험금은 상속재산인가요?

보험수익자를 특정인으로 지정한 경우, 그 보험금청구권은 수익자의 고유재산으로 봅니다. 상속인을 수익자로 지정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보아 온 판례가 있습니다(대법원 2004. 7. 9. 선고 2003다29463 판결). 다만 상속재산 분할이나 유류분 국면에서는 별도의 평가가 따르므로 증권과 수익자 지정 내용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고지의무를 위반하면 무조건 보험금을 못 받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보험사의 해지권은 기간 제한을 받고, 보험사가 그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해지할 수 없습니다(상법 제651조, 제651조의2). 해지 사유와 보험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도 따로 판단됩니다.

보험사에서 채무부존재확인 소장이 왔습니다. 무시해도 되나요?

안 됩니다. 소장을 받은 뒤 대응하지 않으면 보험금 채무가 없다는 판단이 그대로 확정될 수 있습니다. 답변서 제출 기한을 먼저 확인하고, 반소로 보험금 청구를 함께 다툴지 판단해야 합니다.

보험금 청구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상법 제662조). 거절 통지를 받고 이의를 주고받는 사이에 기간이 지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통지서를 받은 날짜부터 기산점을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정진권 변호사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감사원에서 근무한 뒤 법무법인 소울에서 교통사고·보험금·손해배상, 상속, 형사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방송에서도 법률 해설을 해 왔습니다. 2026년 생명보험·손해보험·제3보험 설계사 등록 자격시험 3종에 합격했습니다.

근거 법령·판례

– 상법 제638조의3(보험약관의 교부·설명의무)

– 상법 제651조(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 제651조의2(서면에 의한 질문의 효력)

– 상법 제652조(위험변경증가의 통지와 계약해지)

– 상법 제655조(계약해지와 보험금청구권)

– 상법 제659조(보험자의 면책사유), 제732조의2(중과실로 인한 보험사고 등)

– 상법 제662조(소멸시효)

– 상법 제682조(제3자에 대한 보험대위)

– 상법 제733조(보험수익자의 지정 또는 변경의 권리)

–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3다29463 판결

– 작성 기준일: 2026년 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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